2009년 12월 13일 일요일

굽이 돌아가는 길

굽이 돌아가는 길

박 노 해

올돋게 뻗은 나무들보다
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.
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
휘청 굽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.
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는
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릅답습니다.

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
주저앉지 마십시요
돌아서지 마십시요
삶은 가는 것입니다
그래도 가는 것입니다
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
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

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
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.
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
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
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
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
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

시 읽는 CEO 중에서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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